양호선생 공 x 일진 수 / 16.05.14 作
-17.01.01 재업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해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는 해질녘..
더운열기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를 내보내기 위해 찡그린 얼굴로 창문을 열던 마마는 갑자기 뒤애서 들려오는 말에 미간을 잔뜩 구기며 돌아섰다.
"우리 헤어지자, 선생"
"하? 뭐라고 했냐?"
"이딴짓 그만하자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평온한 어조로 태연하게 담배연기를 후- 내뱉으며 이별선고를 하는 상대를 보며, 마마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왜?"
"선생한테 질렸으니까"
"....하, 그러세요?"
"그렇ㄷ..아, x발! 뭐하는 짓이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할 얼굴로 답하는 상대의 태도에 황당한 얼굴로 대꾸하던 마마는 이내 상대의 입에 물려있던 담배를 탁, 낚아채서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상대가 불같이 화를 내자, 마마는 차갑게 얼굴을 굳히고 상대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아직도 내가 연인도 아닌 네녀석이 내 공간에서 담배연기를 풍기는 꼴을 봐두고 넘어가야한다는건가? 내가 왜?"
착각하지마, 애송이. 난 내손에서 벗어난 녀석에겐 관대하지 않아. 내가 봐주는 건 여기까지다, 디아볼릭 에스퍼.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디에는 미간을 구기며 짧은 욕을 내뱉고는 턱을 잡고있는 마마의 손을 타악, 쳐내며 일어나 양호실 문이 부서질듯 열어젖히고 나가버렸다.
"....하, 헤어지자..? 누구맘대로.."
뒷모습을 지켜보던 마마는 발소리가 사라지자 짜증섞인 목소리로 중얼대고, 보라색 눈동자에 간만에 이채가 돌았다.
.
.
.
"윽..여긴..."
디에는 몽롱한 기운에 얼굴을 구기며 몸을 비틀었다. 아니, 비틀려고 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데다가 올려진 두팔이 조인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올린 디에의 두눈이 조금 크게 뜨였다.
"뭐야, 이건..? 여긴...?"
창고같아 보이는 어두운 공간에서 두손이 위로 올려져 결박되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이게 어찌된 상황인지 기억을 더듬어보기 시작한 디에는 어김없이 야자를 째고 한 술집에서 술을 퍼마시다 필름이 끊기기 직전에 보았던, 자신이 뻥 차버린 연인을 떠올리고 미간을 콱 구겼다.
"마스터마인드.."
"왜"
"악! 아, x발! 놀랬잖아! 그보다 이게 무슨짓이야!"
언제부터 있었던것인지 이름이 불림과 동시에 대답하면서 빛이 닿지 않던 어두운 한구석에서 마마가 걸어나왔다.
그모습을 보고 디에는 욕을 내뱉으며 풀라고 발악을 하지만 마마는 그 발악은 무시하면서 디에에게 다가와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디에의 턱을 들어올린다.
"발악하니까 오히려 귀엽네? 내가 널 풀어주면? 또 내 손에서 벗어나게?"
어림도 없는 소리하지마. 내 손아귀에 들어올땐 네맘대로일지 몰라도 벗어나는건 그렇지 않아. 네가 내 손을 벗어나게 둘줄알아? 넌 못벗어나, 영원히.
낮게 웃으며 또박또박하게, 잔인한 소릴 내뱉든 마마에 의해 디에의 미간주름은 더 깊어진다.
"이런, 예쁜 얼굴에 주름지면 큰일인데..."
"선생 미친거지?"
"아니, 원랜 안미쳤어. 네가 미치게 만든거지.."